《이안전》
고전소설 문체와 유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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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어느 땐고.
옛날 조선 어느 고을에 한 선비가 있으되,
성은 정이요 이름은 우언이라.
젊어 과거에 뜻을 두었으나 운수가 사나워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아내 또한 딸 하나를 낳고 세상을 떠나니 그 딸의 이름을 이안이라 하더라.
우언은 밤이면 등잔 아래 글을 읽고 낮이면 남의 자식에게 글을 가르쳐 쌀 한 되, 콩 한 말로 살림을 이으니.
이안은 어미 얼굴은 꿈에도 모르되 어려서부터 아비의 옷깃을 붙들고 금지옥엽처럼 애지중지 자라더라.
놀기 좋은 춘삼월이라.
펄펄 나는 뭇 새들은 봄기운에 겨워 짝을 찾는데, 하루는 우언이 뜰의 매화 한 가지를 꺾어 병에 꽂고 딸다려 이르는 말이,
“이안아, 꽃은 필 때를 알고 질 때를 아나니, 사람의 마음도 응당 그러해야 하느니라.” 하니,
이안이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듯 방긋 웃으며 고운 목소리로 여짜오되,
“아버지, 그러면 제 마음도 때를 알겠지요?” 하더라.
우언은 그 말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다만 어여쁜 딸이라 여겨 머리만 쓰다듬을 뿐이러라.
세월이 흘러 이안의 나이 열일곱이 되매, 그 자태는 달빛 같고 마음은 물가의 연꽃 같더라.
이웃 부인들이 혼처를 꿰고 중매쟁이가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되, 이안은 번번이 고개를 저으며 가로되,
“소녀는 평생 시집가지 않겠나이다.” 하니,
우언이 깜짝 놀라 묻기를,
“어찌하여 그러하뇨? 여식이 다 크면 남의 집 사람이 되는 것이라, 부모 곁에만 머물 수는 없는 법이거늘.” 하매,
이안이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문득 굵은 눈물을 방울방울 떨구며 고하되,
“아버지, 소녀는 세상 사내들이 두렵사옵니다. 그들의 말도 두렵고, 눈빛도 두렵사옵니다. 제게 품을 내어줄 이는 하늘 아래 오직 한 분뿐이옵니다.” 하니,
우언은 그저 딸이 세상을 몰라 방황함이라 여겨 길고 깊은 한숨만 내쉬더라.
하루는 궂은비가 추적추적 퍼붓고 밤기운이 아득하고 캄캄한데, 처마 끝 빗물 떨어지는 소리만 구슬프고 방 안의 등불은 가물가물 흔들리더라.
우언이 책을 마주하고 글을 읽다 문득 밖을 보니, 이안이 치맛자락이 다 젖도록 문밖에 우뚝 서 있는지라.
“이안아, 이 깊은 밤중에 무슨 연고뇨?”
이안이 방 안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어앉으니, 낯빛은 백지장 같고 입술은 파르르 떨리더라.
“아버지, 천벌을 받을 말씀을 올리겠나이다. 이 말을 품고만 있으면 애간장이 굽이굽이 썩어 도저히 살지 못할 듯하옵니다.”
우언이 붓을 내려놓고 달래어 말하되,
“무슨 말이든 하라. 마음의 병은 감추면 덧나는 법이니라.” 하니,
이안이 두 손으로 치마폭을 꽉 구겨 쥐고 피를 토하듯 목소리를 짜내어 고하되,
“아버지, 당신이 제 지아비이면 좋겠나이다.”
그 한마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방 안의 등불이 벼락을 맞은 듯 출렁이고, 밖의 빗소리마저 멎은 듯 고요해지더라.
사내를 향한 눈먼 정인지, 어미 잃은 설움이 빚어낸 헛것인지, 혼이 빠져 넋을 잃고 앉았던 우언의 두 눈에서 이윽고 굵은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니.
그가 떨리는 두 손으로 이안의 좁은 어깨를 부여잡고 목놓아 소리 내어 울며 가로되,
“슬프고 원통하도다! 네 어찌 그 무서운 속내를 입때껏 홀로 참았느뇨. 실상인즉슨, 내 마음 또한 너와 조금도 다르지 아니하니라.
네가 다 커서 여인의 태를 갖출수록 이 애비의 가슴속에는 몹쓸 사내의 정이 피어나, 밤마다 하늘이 맺어준 부모 자식의 도리를 찌르는 마음에 피눈물을 삼킨 지 오래거늘! 내 어찌 너를 여인으로 품고 싶지 아니하였겠느냐.”
두 사람의 마음에 품은 뜻이 같았음을 안 이안이 아비의 품에 무너지듯 안겨 우니, 아비와 딸의 눈물이 합쳐져 방바닥을 적시더라.
허나 우언이 이내 흠칫 놀라 딸을 품은 팔을 밀어내고 비통한 낯으로 하늘을 우러르며 이르되,
“그러나 이안아, 우리는 부녀지간이다. 내 비록 너를 뼈에 사무치도록 연모하나,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이 비겁하고 비루한 세상을 거역할 용기가 내게는 없구나. 애비가 이토록 못나고 비겁하여 너를 온전히 품지 못하니, 이 몹쓸 사내를 원망하고 또 원망토록 하라.”
우언의 입에서 맺지 못한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애간장이 타오르고 참았던 뜨거운 마음이 온몸을 찌르는지라.
이안이 평생 짊어진 처녀의 부끄러움과 인륜의 허울을 단박에 허공으로 던져버리고, 펄럭이는 치맛자락을 걷어차며 왈칵 달려들어 우언을 방바닥으로 거칠게 밀쳐 덮치더라.
가녀린 두 팔로 사내의 굵은 목을 휘휘 친친 감아 안고, 달아오른 뜨거운 숨을 사내의 귓가에 뿜어내며 거침없는 손길로 우언의 겉옷 고름을 덥석 쥐어뜯듯 풀어헤치니,
그 기세가 무섭고도 노골적이라. 이안이 붉어진 눈으로 사내를 노려보며 앙칼지게 부르짖되,
“아버지! 인륜이 무엇이고 천륜이 다 무엇이옵니까! 그깟 마른 글귀가 이토록 타들어 가는 제 갈증을 축여주나이까! 아비요 딸이라 손가락질을 당한들 어떠하며, 짐승이라 욕을 먹어 지옥 불에 떨어진들 어떠하옵니까. 오늘 밤 이 방을 홀로 나서면 스스로 목숨을 끓을 터이니, 차라리 제 목을 조르시든가 아니면 이 밤 저를 온전히 안으시옵소서!”
하며, 부드러운 몸을 사내의 품에 바투 밀어붙이고 입술을 탐하려 드니, 우언이 깜짝 놀라 사색이 되어 두 눈을 질끈 감고, 제 위로 덮쳐오는 딸의 하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부여잡고는 황급히 만류하더라.
“이안아, 이안아! 이러지 말라, 제발 참아다오! 살을 섞어 지옥에 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훗날 온 세상이 너를 창부라 짓밟을 것이 두려워 이러는 것이 아니냐. 내 진정 세상의 모진 매질로부터 너를 지킬 힘이 없는 껍데기뿐인 샌님이라, 이리 엎드려 비나니……” 하매,
우언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이안의 뺨을 감싸 쥐고 애가 끓도록 애원하더라.
“이 세상에서는 우리가 지아비와 지어미로 살 길이 영영 없으니, 부디 이 애비의 비겁함을 용서하고… 이 짧은 입맞춤 하나로 평생의 맺힌 한을 달래어 다오. 다음생에는 필히 남남으로 만나 백년해로하자꾸나.”
말을 마친 우언이 고개를 들어 제 위에 엎드려 우는 딸의 붉은 입술을 조심스레 머금으니, 짧디짧은 뜨거운 온기 속에 끝없는 슬픔이 녹아들더라.
등잔불이 파르르 떨다 이내 꺼지고,
어둠이 내려앉은 방 안에는 끝내 선을 넘지 못한 사내의 억눌린 숨소리와, 여인이 되어 아비를 품에 안고 소리 죽여 우는 이안의 구슬픈 울음만이 빗소리에 섞여 밤새도록 어우러지더라.
꽃은 피기도 전에 지고 마음은 때를 잃어 갈 곳이 없으니, 참으로 가련하고도 애달픈 정이러라.
문체가 참 예쁘네
05.09 09:24폭섹 어딨음 ㅅㅂ
05.09 09:27ㅆㅂㅋㅋㅋㅋㅋㅋㅋ
05.09 09:32외전으로 써줄까
05.09 09:34@글쓴 익명ㄱㄱㄱㄱㄱ
05.09 10:07폭풍근친야스 ㅇㄷ?
05.09 09:38국문과 석사해?..ㄷㄷ
05.09 10:03오고곡ㄱ 오고고곡
05.09 10:47빨리 다음 편 써주세요
05.09 12:45뭐지 이게ㅋㅋㅋㅋㅋ
05.09 13:47그냥 수능 문학 수준에서 딸깍해본게 아닌거 같은데 - dc App
ㅈㄴ 재밌다
05.09 17:23근친 ㅈㄴ 좋아하네 ㅅㅂ
05.09 18:09이런 미친
05.09 22:36잘쓴다
05.11 0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