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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회색 벽
  • 익명
  • 2026.05.1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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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술자리에서 친구 한명이, '너희는 지금처럼 사는게 재밌냐' 라고 물어봤었다


술김에 나온 헛소리였겠지만 한동안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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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지금 삶에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아마 내 대답은 '모르겠다' 일 것이다


입고있는 옷, 타는 차, 일하는 직장, 사는 집. 모두 내가 좋아서 고른게 아니었다




누군가 욕하지도 않을만한, 남들보다 튀지않을


가장 무난한 것들이었기에


그래서 입고, 타고, 다니고, 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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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은 하루는, 놀라울만큼 매일 똑같이 반복된다


마치 완벽한 계획을 세운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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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숨쉬기가 불편해지고 목에 멍울이 만져저 병원에 간적이 있었다


의사는 초음파 화면을 보며 연신 설명해주었지만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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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같지 않았다


오히려 별 생각이 들지않았다


딱 하나만 제외하고는






'왜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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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픈 곳 없이 건강하지?]


평소같으면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대답했을말에 


한참동안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엄마는요?]


[엄마도 건강하지]


[그러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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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했을때가 생각났다


거기에서는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도 전역이라는 목표를 갖게된다


출소를 기다리는 죄인마냥, 남은 일자를 매일 세가며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곳만 벗어나면 삶에 있어 큰 변화가 올거라고 생각했다








전역 당일


나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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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저번에 말한 엄마친구 딸, 내일 시간 된다고하네]


[아들도 주말에 약속없지?]


[네 없어요]


[연락처 보내줄테니까 약속은 둘이서 잡아, 알겠지?]


[네 그럴게요]


[엄마 이번에는 기대한다?]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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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려 나온 선 자리


비어있는 반대편 자리를 보며, 내가 암환자라는걸 다시 상기하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묻는말에 몇번 대답하고, 웃고 그렇게 마치면 될 자리였다


물론 엄마한테는 타박을 몇마디 듣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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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늦어져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생각이 났다


수술때문에 병가를 내면 지금 맡고있는 프로젝트는 어떻게 해야할까


팀에 후임도 없는데 일정 조율은 어떻게 해야하나.. 등등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회의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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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고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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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 앞에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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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붕씨 맞으시죠?"








  • 디시콘

    05.16 00:24
  • 대백수 문학은 다 띵작인가

    05.16 00:26
  • ㄹㅇ...

    05.16 14:06
  • 두근

    05.16 00:27
  • 팬붕씨는 생물학적 제 아버지세요

    05.16 00:28
  • 05.16 00:31
  • 와..

    05.16 02:14
  • 대작느낌

    05.1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