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술자리에서 친구 한명이, '너희는 지금처럼 사는게 재밌냐' 라고 물어봤었다
술김에 나온 헛소리였겠지만 한동안 그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스스로에게 지금 삶에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아마 내 대답은 '모르겠다' 일 것이다
입고있는 옷, 타는 차, 일하는 직장, 사는 집. 모두 내가 좋아서 고른게 아니었다
누군가 욕하지도 않을만한, 남들보다 튀지않을
가장 무난한 것들이었기에
그래서 입고, 타고, 다니고, 살 뿐이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은 하루는, 놀라울만큼 매일 똑같이 반복된다
마치 완벽한 계획을 세운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숨쉬기가 불편해지고 목에 멍울이 만져저 병원에 간적이 있었다
의사는 초음파 화면을 보며 연신 설명해주었지만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같지 않았다
오히려 별 생각이 들지않았다
딱 하나만 제외하고는
'왜 나지?'
[아들, 아픈 곳 없이 건강하지?]
평소같으면 그렇다고, 건강하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대답했을말에
한참동안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엄마는요?]
[엄마도 건강하지]
[그러면 됐어요]
입대했을때가 생각났다
거기에서는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도 전역이라는 목표를 갖게된다
출소를 기다리는 죄인마냥, 남은 일자를 매일 세가며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곳만 벗어나면 삶에 있어 큰 변화가 올거라고 생각했다
전역 당일
나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엄마가 저번에 말한 엄마친구 딸, 내일 시간 된다고하네]
[아들도 주말에 약속없지?]
[네 없어요]
[연락처 보내줄테니까 약속은 둘이서 잡아, 알겠지?]
[네 그럴게요]
[엄마 이번에는 기대한다?]
[... 네]
등 떠밀려 나온 선 자리
비어있는 반대편 자리를 보며, 내가 암환자라는걸 다시 상기하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묻는말에 몇번 대답하고, 웃고 그렇게 마치면 될 자리였다
물론 엄마한테는 타박을 몇마디 듣겠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상대가 늦어져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생각이 났다
수술때문에 병가를 내면 지금 맡고있는 프로젝트는 어떻게 해야할까
팀에 후임도 없는데 일정 조율은 어떻게 해야하나.. 등등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회의감이 들었다
문이 열리고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 멈춰섰다
"팬붕씨 맞으시죠?"

05.16 00:24대백수 문학은 다 띵작인가
05.16 00:26ㄹㅇ...
05.16 14:06두근
05.16 00:27팬붕씨는 생물학적 제 아버지세요
05.16 00:28캬
05.16 00:31와..
05.16 02:14대작느낌
05.16 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