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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자각몽
  • 익명
  • 2026.05.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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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잠을 설쳤다. 몸에는 식은땀이 흘렀고, 머리는 어지러웠다.


요 몇 주간 난 계속 이상한 꿈을 꿨다. 꿈속인데도 정신이 이상할 정도로 또렷했고 꿈에서 깨고 나서 꿈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이상한 점은 그뿐이 아니었다. 항상 꿈을 꾸다 보면 중간에 깼었지만 그 꿈은 모든 게 끝나고 나서야 깨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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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내 옆엔 항상 그 사람이 있었다. 이름은 김다현, 나랑 같은 반이지만 걔나 나나 서로에 관해선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그런 애가 왜 매일 내 꿈에 나오는지, 더 큰 의문점은 항상 꿈에서 우리는 연인 아니면 그 이상의 관계였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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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린 뒤 시간부터 확인했다. 05시 55분. 내 책상 앞에 앉아 오늘 꾼 꿈에 대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 일기는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해 내가 조금이라도 파악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기억을 천천히 더듬으며 오늘 꾼 꿈의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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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어떤 공원이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에 있는 공원은 아닌 듯했다."

"우리는 여러 얘기를 나누며 그곳에서의 산책을 즐겼다. 날씨도 적당히 선선하니 좋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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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잔디밭에 털썩 앉아버린 김다현 옆에 나도 따라 앉은 뒤 조금 진지한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이곳에 온 뒤로 조금은 외로웠는데, 너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 말만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김다현은 내게 다가와 날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몇십 분을 꼭 붙어서 시간을 보내다 노을이 질 때 집에 돌아갔고 그렇게 꿈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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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꿈 꾸면 중간에 깬다던데...'


지금까지 꾼 꿈들의 내용들을 곱씹었다. 마지막이 깔끔해서 생기는 찝찝함에 머리가 또 복잡해진다.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6시 58분. 난 일기를 덮고 거실로 나간 뒤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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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오는 게 지겹기만 했었지만, 꿈에 나온 사람을 현실로 마주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조금은 일상이 알록달록해진 것 같다.


내 짐을 모두 내려놓고 난 무심코 창밖을 향해, 창밖을 바라보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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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됐다.


꿈에 대한 일기를 쓴 이유를 이제야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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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좋아하고 있다.


그게 내가 꾸는 자각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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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써버릴까 그냥

    05.16 13:22
  • @글쓴 익명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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