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독, 토도독,
5월의 어느 주말, 좀 이른 시기에 내리는 비는
궂은 날씨에 비해 맥아리 없이 창문을 두들겼다.
그 비좁은 공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어 작은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소녀가 좋아하는 미국 영화가 틀어져 있는 그 작은 화면을
이미 수없이 본 영화임에도 매번 새롭다는 듯이 좋아하는 소녀가 신기했다.
" 평생 이러고 있고 싶다 "
" 거의 맨날 이러고 있잖아 "
" 질리진 않아? "
" 응, 그냥 좋아 "
" 이 영화 엄청 좋아하나 보네 "
" 뭐 그것도 그렇지 ㅎ "
" 근데 볼때마다 그냥.. 옛날 생각이 나 "
" 아주 어릴때, 아무것도 몰랐을 때 "
" 엄마가 있을 때, 나는 그저 웃고만 있던 때 "
" 언니는 맨날 집에 늦게 들어오던 그 때 "
" 그때라고 달랐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했으니까.. "
"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신고하면 안돼..? "
" 그건 싫어 "
" 보호자가 없으면 쉼터로 갈거고.. 전부 다 소문날 거 아니야.. "
" 운 나쁘면 전학.. 가야될 수도 있고 "
" 그니까, 싫어 "
소녀의 눈빛은 완고했다.
그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도 변함없이 눈빛을 쏟아내었다.
" 그래도 이렇게 사는 것보단.. "
" ㅋㅋㅋ 나라고 날이면 날마다 다 맞고 사는 거 아니야 "
" 그냥 술마시고, 욕지껄이고, 뭐 때려부수는 날이 훨씬 많아~ "
" 그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
" 아직 견딜 수 있어 "
소녀는 말을 나지막히 맺고선, 내 품을 파고들었다.
이젠 소녀가 내 품에 들어오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 . . . . . . "
괜찮을 리가 없었다. 모렁이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설득할 새도 없이 품에 들어오는 소녀를 밀어낼 수 없었다.
서로의 몸을 기대고 익숙한 강도로 감싸 안아 몸을 밀착하며,
심장과 심장 사이로 박동이 오가고,
귓가에 숨소리가 스친다.
옷감 너머로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고,
살결에 밴 눅눅한 빗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잠시 뒤 엉겨있던 서로의 몸을 떼어내었을 때
소녀는 마치 태양을 삼킨 것만 같이, 몸은 뜨겁고 얼굴은 붉었다.
" 뭐, 뭘 쳐다봐아.. "
" 예뻐서 ㅋㅋ "
" 뭐래애.. 미쳤나.. ㅋㅋ "
실없는 농담이나 하며 시시덕대다가
시선을 돌리니 구석에 놓인 기타 케이스가 보였다.
" 저건 뭐야 ? "
" 아, 우리 언니가 쓰던거 "
" 애비가 버리라고 지랄지랄하는거 내가 기를 쓰고 막았는데, 집에 두면 기어코 부술 거 같더라 "
" 언니분은 어떻게 지내셔? "
" 몰라? 스무살되고 얼마 안되서 나가서 번호도 바꾸고 연락도 안해. "
"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겠어 "
" 그래도 가족인데, 진짜 못됐다. 그치? "
" 그러게 "
" 너도 나도 나중에 가족들한테 크게 한 방 먹여줘야겠어 "
" 가족이니까, 받은만큼 돌려줘야지 "
" ㅋㅋㅋㅋ 그거 좋다 "
" 아 맞다. 기타치는 거 보여줄까? "
" 칠 줄 알아? "
" 당연하지 ㅋㅋㅋ 칠 줄도 모르면서 가져왔을까 "
조금은 서투른 듯 버벅이는 손동작과 선율이
노래의 박자마저 늦춰버리는 것이 되려 몹시 귀여웠다.
소녀의 그런 미숙한 모습조차도 좋았다.
" 흐흠.. 오랜만에 하려니까 어렵네 "
" 아냐 질쳤어 ㅋㅋㅋ "
" 거짓말 거짓말~ "
" 덕분에 평소보다 더 길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
" 뭐야 ㅋㅋㅋ 내가 노래하는 게 그렇게 좋아? "
" 좋지, 너가 노래 부를 때 제일 행복해하는 거 같아서 "
" 으이구우~ 이뻐 죽겠네 아주 "
" 악, 뭐하는거야 "
" 에이, 기분이다. 누나가 쏠게 나가서 밥먹자 "
" 비오는데 우산도 없이 어딜 가.. "
" 비 다 그쳤거든? "
" 그래도 우산 챙기라니까.. "
" 빨리 안나와? 5, 4, 3, 2, "
" 알았어 알았어 "
" ㅎ힛, 가자~ "
" 뭐먹을까? 치킨? 피자? 햄버거? 곱창? "
" 어차피 너가 좋은 걸로 먹을거잖아.. "
" 응 그렇긴한데, 지금 뭘 먹고 싶은지 모르겠으니까 빨리빨리 말해봐 "
" 뭐 냉면? 중국집? 아니면 카레? "
" 오 냉면 좋은 거 같아. 냉면 가자~ "
톡,
" 앗 차가 "
톡, 톡, 토독, 토도독—
" 다시 비온다.. "
" 그러게 우산 챙기자니까.. 일단 저기로.. "
" 뛰자. "
" 엉? "
" 냉면집까지 뛰어가자구~~ "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소녀는 빠르게 튀어나갔다.
" 야, 야, 감기걸려 야 김다현!!! "
" 아이씨.. "
" 김다현 같이 가~ "
" 꺄하학~ ㅋㅋㅋㅋㅋㅋ "
ㅅㅂ 헝 왔구나
05.16 23:37같이 살면 안 되는거니..
05.16 23:40
05.17 00:02순텔아 행복하자..
05.16 23:39자주 와줘 진짜 감성 너무내 스타일이야..
05.16 23:42
05.17 00:02퍄
05.16 23:40거의 맨날 저러고 있는데 어떻게 ㅅㅅ하지 않을 수 있단거냐
05.16 23:41완결나면 써줄게
05.16 23:41글수정에서 첫짤만 지우고 첫짤 다시 업로드해서 올리면 글 앞에 사진 첨부됐다는 아이콘 뜬다
05.16 23:42@글쓴 익명아 ㅅㅂ 쎇으...
05.16 23:42빨리도 온다 이따 다음편 또 오는거지?
05.16 23:56각나오면
05.16 23:57@글쓴 익명각가각가가각가각
05.17 00:03서로 얼마나 밀착해있길래 헉헉.. 미쳤다 - dc App
05.17 00:03슬슬 순텔이랑 직붕이 박살날 타이밍이네...
05.17 00:06너 재능있다니까 ㅋㅋㅋㅋ 분위기나 상 관계 이런건 됐고 진짜 대사. 어휘만 가다듬어도 확 뛸듯
05.17 00:11그들은 서로의 몸에 상처가 보이기라도 하는 듯 핥아 주었다. 비록 혀가 지난 자리에 붉은빛은 없었으나, 서로의 것이 닿을 때마다 그들은 따가움에 몸을 떨었다.
05.17 00:12이는 그들 서로만이 할 수 있는, 서툴고도 끈질긴 위로였다. 허상에 대한 그루밍. 아무도 보지 못해 지워진 줄 알았던 상처들이, 그들의 체온 속에서 서서히 드러났다가 다시 옅어졌다.
뇌피셜
텔라랑 있을때가 제일 좋아...
05.17 00:14왔다 내 도스토옙스키
05.17 00:22창희버리고 순텔이로 고고헛
05.17 00:33건강보다 현생보다 빠른 연재를 우선으로 생각해줘... - dc App
05.17 01:34텔라랑 직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05.17 02:50제발 얘네 둘은 행복하게 해줘... - dc App
05.17 04:15
05.17 06:44제발 모텔라 순애 엔딩..
05.17 08:56워니가 주인공이였으면 더 좋겄는디
05.17 11:41비가 내리는 날에 방안에 누워 아무말이 없고 ㅇㄷ?
05.17 12:39여름이었다... - dc App
05.17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