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눈치챈 나는 더 이상 숨기거나 겁먹을 게 없다. 그렇게 마음을 먹었다.
날 그 꿈 속으로 끌어들였던 매일을 이제 받아내야겠어.
어느새 내 옆에 와서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김다현. 나 또한 그녀와 눈을 맞췄다.
"야~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내 얼굴을 왜 이렇게 열심히 보고 있어~"
"그런 거 아니야, 오늘따라 피곤해 보이길래."
"무슨 이상한 꿈 꿨어?"
그 말을 들은 다현이는 놀란 듯이 황급히 내 눈을 피했다. 무언가 들키기라도 한 사람처럼.
"...응. 좀 피곤하네."
갑자기 어색해진 분위기에, 김다현은 내 손만 바라보다 수업 종이 치자마자 자리로 달려갔다.
하교 시간이 될 때까지 김다현은 내게 오지 않았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은 느껴졌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에 했던 내 추리가 전부 맞았나 보다. 나는 그 누구보다 상쾌하고 가볍게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무슨 꿈을 꾸게 될 지 기대되는 이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나와 김다현 뿐일 것이다.
심장이 쿵쾅거려 잠에 들지를 못 했다. 계속 뒤척이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이번 꿈은 학교 복도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우리 반 교실로 달려갔다.
이번에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김다현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기다리고 있었잖아."
이 꿈은 그 어떤 꿈보다 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야 너도 눈치를 챈 것 같아서, 내가 왜 널 내 꿈으로 불러왔는지 알려줄게."
"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너가 보고 싶었는데 넌 꿈 속에서만 볼 수 있었거든."
"내가 널 떠났었어. 기억 안 나지? 그 땐 정말 사이 좋았는데."
끊겨있던 필름이 이제야 돌아온 듯 했다.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했던 이유.
"울지 마, 나 무조건 돌아올게. 응? 다시 만나면 꼭 결혼하자."
"...약속 지켜야 돼. 꼭."
넌 진짜 바보같아. 너도 울고 있었으면서 나 보고 울지 말라고 말했잖아.
널 보려면 그 때 그 사진밖에 없었기에, 난 사진 찍는 게 취미가 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영원히 내 곁에 남기고 싶어서.
난 캐나다행 비행기가 곧 떠난다는 전광판 앞에서, 난 소리를 죽이고 하염없이 울었었다.
나는 이별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렸었나봐. 그 뒤로 나도 모르게 널 잊어버렸어.
울었다 - dc App
05.17 11:50
05.17 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