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 혼자 남겨진 하람은 한참 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하 진짜."
손등으로 눈가를 문질렀다.
눈물이 멈췄는데도 가슴이 계속 답답했다.
멀리서 점심 시간이 끝났다는 종이 울렸다.
결국 천천히 교실로 올라갔다.
복도는 평소처럼 시끄러웠다.
웃음소리도 들렸고, 뛰어다니는 애들도 있었다.
근데 이상했다.
교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졌다.
평소랑 똑같은데, 뭔가 달랐다.
반 아이들은 여전히 떠들고 있었다.
하지만 하람이 들어오는 순간, 몇몇 시선이 동시에 이쪽으로 향했다가 빠르게 피했다.
괜히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 자리로 걸어갔다.
평소 같았으면 하람을 주축으로 모이던 친구들이 먼저 하람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을 거였다.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애들은 자기들끼리만 떠들었다.
하람은 애써 가방을 정리하는 척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설마.
벌써 다 퍼진 건가?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숨이 턱 막히기 시작했다.
교실 앞쪽에서 무리 애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하람은 일부러 밝은 표정을 만들고 먼저 다가갔다.
"...ㅎㅎ 왔어?"
순간 애들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
"..."
짧았다.
너무 짧았다.
평소 같았으면 자연스러울 이 상황이 이상할 만큼 어색했다.
하람이 옆에 서자 애들이 하던 얘기도 뚝 끊겼다.
"..."
"..."
누군가는 괜히 폰만 만졌고, 누군가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다.
그 침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숨 막혔다.
하람은 입꼬리를 겨우 올렸다.
"...나 화장실 좀."
아무도 따라오지 않았다.
자리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휘청거렸다.
털썩.
의자에 앉은 하람이 멍하니 책상만 내려다봤다.
그때, 평소에 반장과 친한 남자애들 중 한 명이 짓궂은 표정으로 하람의 앞자리에 걸터앉았다.
"하람."
"하이."
"...능력 좋다 너?"
"...뭐?"
첫 대화부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알잖아, 무슨 얘기인지."
입꼬리가 비틀린 채였다.
"..."
하람의 표정이 굳었다.
그렇다.
얜 작정하고 온 게 느껴졌다.
"민재 만나면서 뒤로는 또 따로 만나고."
"...와, 난 진짜 몰랐다."
주변 애들이 눈치를 보며 슬쩍 이쪽을 훑었다.
"야 근데 너 취향 레알 특이하다."
"그래도 걔보단 민재가 낫지 않음?"
"왜?"
"틀린 말 했어 내가?"
주변 친구들에게 동의를 구하듯 돌아보며 말했다.
"ㅋㅋㅋ."
"솔직히 맞는 말이지."
"개추 ㅋㅋ."
주변 남자애들이 점점 가까이서 동조하기 시작했다.
"...아."
"찐 서방님은 아껴줘야지 이런건가?"
"ㅋㅋㅋㅡ"
짝.
하람이 참지 못하고 손을 올렸다.
"...내가 그만하라고 했지."
"...하람아."
"이딴식으로 막나가도 너 지켜줄 민재도 없는데."
"뭔 자신감이지?"
맞은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교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하람은 손끝을 꽉 움켜쥔 채 숨을 몰아쉬었다.
방금 때린 손바닥이 뜨겁게 얼얼했다.
주변 애들도 당황한 눈치였다.
"야, 그만해..."
누군가 작게 말했지만 아무도 제대로 끼어들지 못했다.
남자애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렇게 예민해?"
"내가 없는 말 했어?"
"와."
"성격 나오네 이제?"
남자애가 일부러 하람 쪽으로 더 가까이 몸을 숙였다.
"근데 걔는 뭐가 좋아서 만난 거냐?"
"진짜 궁금해서 그래."
교실 뒤쪽에서 킥킥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하람의 얼굴이 점점 새빨개졌다.
수치심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본인도 구분이 안 갔다.
"네 양다리때문에 민재 정학당하고 반 분위기 개판 오분전인데."
"왜 이렇게 당당하지?"
"...최민재가 정학당한게 왜 나 때문인데?"
"걔가 분노 조절을 못한거지."
"라뮈 되게 뻔뻔하다 몰랐는데."
"나같아도 여친이 나 몰래 두집 살림 차리면 눈깔 돌지."
"최민재는 강전 무서워서 걔 부모님 앞에서 무릎 꿇고 빌다 왔는데."
"친구가 이러면 참도 좋겠다, 그치?"
"...강제 전학?"
교실 전체가 웅성거렸다.
"...야 뭔 친구끼리 싸운걸로 강제 전학까지ㅡ"
"최민재 걱정되면 나한테 깐족댈 시간에 걔한테 카톡이라도 해봐."
하람이 가방을 거칠게 집어 들며 말했다.
"탄원서라도 쓰던가."
그렇게 교실을 나왔다.
복도로 나오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하."
애써 버티던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질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다.
대충 씻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쾅. 쾅. 쾅.
누군가 현관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누구야."
비몽사몽한 채 현관으로 걸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하람이 서 있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었다.
머리카락도 엉망이었고 눈은 빨갛게 부어 있었다.
"...하람아."
"학교는ㅡ"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람이 그대로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세게 끌어안았다.
"...야."
뜻밖의 감각에 당황해서 굳어버렸다.
하람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태 질리도록 했던 키스보다 지금 이 포옹 한 번이 훨씬 더 심장을 미친 듯 뛰게 만들었다.
"...넌 나 안 버릴 거지?"
귓가에서 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키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타
05.20 00:43남주 시발아 판단 잘해
05.20 00:43창람이 이 이 요망한뇬
05.20 00:46아가순람이 괴롭히지마!
05.20 00:46또또 키스박겠네 10년 걍 멘헤라 그 자체네 ㄹㅇ - dc App
05.20 00:46버려지지않으려면 정성을 보여야지? - dc App
05.20 00:55창람이 기존쎄네 ㅋㅋㅋㅋㅋㅋ
05.20 00:48또 이러니까 마음 약해지네
시발 멘헤라 다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5.20 00:49버려라 - dc App
05.20 00:54개맛도리다 이제 남주밖에없는 람이는 쩨랑 뭐만 해도 질투하고 집착하겠네
05.20 00:54
05.20 01:36창람 멘헤라녀 개씹머꼴 ㅅㅂ
05.20 01:38